[칼럼01:Re] 국어 19점에서 98%까지의 여정 (1부)
참 오랫동안 관심을 받았던 칼럼입니다.
제 첫 칼럼이라 가독성이 많이 떨어져서 편집을 다시 거쳐 업로드 합니다.
저는 정말 국어에 재능이 없던 학생이었습니다.
지금 국어를 가르친다고 하면 지인들이 정말 많이 놀랍니다.
제목에서도 아시다시피, 국어를 19점까지 받아보았습니다..
그것도 고3 1학기 중간고사에요.
그랬던 제가 어떻게 수능 1등급까지 맞고 이렇게 여러분 앞에 설 수 있게 된 걸까요?
천천히 저의 여정을 따라와 주세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국어를 참 못했습니다.
수학과 과학은 어느 정도 적성에 맞아 친구들보다 진도를 빨리 빼는 편이었지만,
국어는 영... 잘 감이 안 왔습니다.
고3 : 18수능
중학생 초등학생 때는 시험의 난이도가 크게 어렵지 않아 그냥 저냥 잘 넘어간 편이었습니다. 그러나고등학교 때는 상황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국어를 못 할뿐더러 어떻게 공부하는지, 왜 공부해야 하는지 몰랐으니 성적이 잘안 나오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 국어 때문에 대학을 못 갔습니다.
국어 내신은 항상 4~5등급이었고 모의고사는 어쩌다가3등급, 대개 4~5등급이었죠.
김동욱 선생님이 말씀하시던 “기삼이”(기껏 해야 삼등급)가 바로 저였습니다.
심지어 고3 1학기 중간고사는 19점이었습니다.
나름 열심히 한 시험이었는데 말이죠.
고삼 때, 어떻게든 대학은 가야하기에 그때 처음으로 국어 공부라는 것을 접해봤습니다.
하지만 전교생의 90% 가까이가 수시로 대학을 가는농어촌 학교였기에 선생님께 국어 공부법을 여쭤 봐도 도움이 하나도 안됐습니다. 그냥 예쁜 문제지 사라더군요. 그게 제일 유명할테니까.
저는 기출의 중요성을 하나도 몰랐고 어떻게 읽는지도 몰랐으며
심지어 글을 이해해야 한다는 당연한 상식조차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오르비같은 수험생 커뮤니티를 하면 됐지 않냐 할 수 있는데,
저는 입시 정보가 너무도 부족하여 이런 사이트의 존재도 잘 몰랐고크게 도움이 되는지도 몰랐습니다.
이감이 뭔지도 재수 때 알았습니다.
‘봉소’가 실제 이름이란 걸 알았을 때의 충격이란...
친구가 발췌독을 해보라길래 발췌독을 해봤고,
매삼비 매일 정해진 시간 안에 푸는 연습을 했지만
시간에 맞춰서 풀 수 없을 뿐더러 오답을 어떻게 하는지도 몰랐습니다.
“6월 국어 5등급”
해도 안 오르고, 해도 뭐가 되는 건지 모르겠고, 해도 이게 맞는지 모르겠었습니다.
그래서 하다하다 7월쯤에는 거의 포기를 하였고 이후 수능 때까지 국어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결과는 똑같이
“9월 국어 5등급”
그러다 수능 전 날(18학년도) 한 번 생각을 해봤습니다.
내가 여태 풀었던 독서 지문들 중에서 지문에 근거가 없는 문제가 있었는가
그렇다면, 이해가 불가능한 문장은 있었는가
전 그때 깨달았습니다.
문장을 모두 이해하려는 태도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을.
7,8월까지 공부한 평가원 지문 속엔 그 어떤 문장도
심각하게 난해하거나 복잡하지 않았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어차피 한 문장 한 문장, 다 이해가 가능한 문장들로 구성돼있는데
왜 이들이 모인 지문은 이해를 못할까요?
어차피 잃을 것 없으니, 수능 날 처음으로 시간에 개의치 않고 처음부터 차분히 모든 글을 이해하며 읽었습니다.
수능 국어 높은 3등급 (백분위 87%)
그 때 제가 문법이 준비되어 있지 않았으니
문법을 한 문제만 더 맞았어도 전 5에서 2가 되는 기적을 보이는 거였겠죠.
8월~11월 공부를 거의 안 한 채로!
그렇지만 수학 5등급이라는 놀라운 점수에 저는 재수 확정이었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당연한 게, 전 수능 공부를 고3 때 제대로 해 본적이 없습니다.
열심히 틀린 방향으로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는지 주위에 아무도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으니까요.
재수 : 19수능
재종에서 재수를 하면서도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모르는 건 매한가지였습니다. 5에서 3은 쉬운데 그 이후엔 어떻게 공부를 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안 잡히더군요.
재수학원 선생님들은 확실히 고등학교 선생님들보다 압도적으로 ‘수능’강의를 잘 하셨습니다.
하지만 재종 국어 선생님들도 그냥 지문을 설명해 주실 뿐이지 어떻게 글을 읽어야 하고 왜 여기에 근거가 있는지 말해주는 강의를 진행하지 않으셨습니다.
‘올해는 가야지...’ 라는 생각에 고민하던 와중, 4월에 메가패스를 구입하였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김동욱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일클래스부터요.
그 수업을 통해 처음으로 국어를 공부하는 방법을 깨달았습니다.
사실 첫 강의에선 깨달음보다는 ‘확인’이었습니다
‘국어 지문을 모두 이해하려는 태도로 접근해야 한다’가 맞는 태도라는 것에 확인을 받으며,
“호기심”은 이를 수월하게 해준다는 팁을 얻었죠.
선생님의 말씀대로 매일 아침 국어를 공부했습니다. 국어가 제일 부족했기에 하루 공부 시간의 절반은 국어에 쏟았고 매일 호기심을 가지며 반응하는 국어를 반복했습니다.
지문을 풀며 시간을 보지 않았습니다.
그 당시 제게 가장 중요한 건 오직 하나.
얼마나 지문에 몰입하는가!
온몸으로 지문의 내용을 받아들이려 하였습니다
문학의 경우 화자와 공감하며 상황에 반응하였습니다.
그러니까, 문학도 근거가 명확해지더라고요.
처음이었습니다.
문학 문제를 깔끔하게 푸는 경험이!
문법은 거의 노베이스였기에, ‘떠먹는 국어문법’ 등의 개념서를 다시 노트에 정리해보며 문제를 풀었습니다.
처음 감을 잡을 땐 하루 두 세시간씩 머리를 쥐어 짜며 공부했던 기억이 나네요.
주의해야 할 것은, 단순히 배끼는 건 안됩니다. 끊임없이 생각하세요! 왜 이 개념이 이렇게 설명되는가.
그 과정 속에서 개념들 간의 유기성에 대한 이해는 높아집니다.
130페이지 내외의 주간지인 ‘연필통’을 일주일에 많으면 두 개씩 해치웠습니다. 재종 선생님의 수업 시간엔 김동욱 선생님께 배운 태도들을 적용하면서 연습했습니다.
정말 몰아치며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니, 신기하게도 호기심이 정말 생겼으며, 그냥 국어가 제일 재밌어졌습니다.
이럴 수가!
국어 공부 안하고 물리만 공부하기로 소문났던 내가 국어를 제일 재밌어 한다고?!
수험생활에서 가장 무섭고 강력한 부사는 ‘매일 꾸준히’입니다.
이 당시 저의 국어 공부는 항상 이 부사로 수식되었습니다.
그렇게 두 달이 지나고 6월 모의고사 직전 즈음 바탕 모의고사 1회차를 보았습니다.
시간 재고 OMR카드에 마킹하며, 일부러 패널티를 주기 위해 공부에 지쳐 피곤에 쩔은 상태로 보았습니다.
결과는 94점
더 놀란 건 해설 강의에서 1컷이 80 초반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였습니다.
만일 이게 수능이라면 적어도 백분위 99였겠죠.
저도 믿기지 않아 복기해보니 찍은 거 없이 전부 잘 풀었습니다. 그읽그풀로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여러분
어떤 강사를 듣는가는 절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스스로 고민하는 시간,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이 얼마나 많은가!
10시간도 아닙니다.
매일 3시간씩만 이렇게 공부한다면 두세 달 뒤, 해당 과목의 성적은 일취월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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