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칼럼에 대한 소개
(때가 되면 올리려고 미리 작성해둔 칼럼인데 메인글을 보니 지금이 적기인 것 같아 올리게 됐습니다)
N수생이든 현역이든 가릴 것 없이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수능 당일 1교시 국어 시험의 압박감을 두려워하며 1년을 보내곤 합니다. 성적이 잘 나와도 '수능날엔 이렇게 술술 읽히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하고, 커뮤니티에서 '결국 수능날은 그읽그풀하게 된다.' 라는 말들을 보며 자신이 하고있는 국어 공부의 방향성을 의심하게 되고, 커뮤니티에 이런저런 글들을 쓰며 불안해하기도 합니다.
저 또한 고등학교 시절의 대부분을 이러한 고민과 의심에 가득찬 채로 보냈고, 이런 고민을 해결하지 못하면 죽는 성격이라 정말 '무조건' '100%' 된다는 확신을 얻기위해 끝도 없이 고민했습니다. 시간을 왕창 쏟은 만큼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었고
과장이 아니라 정말 수능날 시험지 표지를 보며 빨리 본령이 울렸으면 하는 설렘을 느끼며 결과적으로 첫 수능에서 언매 98점이라는 만족할만한 성적을 받아냈습니다.
수능 경험도 한번 뿐이고 국어 실력도 누가 보기엔 부족해보일 수 있는 저이지만, 여러분도 이런 확신과 설렘을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 [1교시를 기다리며]라는 타이틀로 국어 칼럼을 연재하게 되었습니다.
1) 그읽그풀? 구조독해? 어떤 강사가 좋나요?
그읽그풀과 구조독해에 관한 논쟁, 누군 옳고 누군 틀리다는 뉘앙스의 국어 강사 비교글, N수생들의 현역 겁주기
커뮤니티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이런 종류의 글들은 전부 국어 공부 방향성에 대한 모호함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읽그풀과 구조독해 중 어떤 방향이 맞는지에 대한 고민도 해봤고, 국어 강사도 정말정말 많이 다양하게 들어보았고, 커뮤니티 글을 보며 겁을 먹기도 했었습니다. 그럼 과연 맞는 방향은 어느쪽일까요? 어떤 강사가 맞는 말을 하고 있는 걸까요?
이에 대한 제 생각은 '표현의 차이' 입니다.
많은 강사들의 강의를 꼼꼼히 들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같은 지문이라면 대부분의 강사들은 비슷~한 내용을 전하고 있습니다. 포장하고 표현하는 방식의 차이만 있을 뿐이죠.
모든 강사분들의 강의 내용이 향하고 있는 방향은 '글을 읽으면서 ~한 부분을 보면 ~하는 생각을 해야한다' 와 비슷한 구조입니다. 이와 같은 원칙을 누군가는 '반응'이라고 표현하고, 누군가는 '약속된 구조'라고 표현하는 것이죠.
이 모든 당위성의 근거는 당연히도 기출문제에서 나오고, 이 때문에 모든 강사들이 하나같이 기출문제를 강조합니다.
그렇다면 왜 똑같은 강의를 듣고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수험생들이 나오는 것이며, 수능 당일날 성적이 갑자기 떨어지고, 한 강사에 대한 평가가 그렇게도 갈리는 것일까요?
2) 내가 배운 내용을 과연 적용시킬 수 있을까?
1문단을 보며 흐름을 예측하고 반응하는 것, 대비되는 두 대상을 체크하고 차이점을 파악하는 것, 현대소설의 첫부분을 읽을 때는 인물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 등등 우리는 독해에 있어 매우 중요한 원칙들을 배우고, 1년 내내 강사가 이러한 원칙을 강조하고 적용하는 것을 구경합니다. 그리고 이걸 구경하고 있으면, 뭔가 지문들이 다 할만해보이고 쉬워보이고 그런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강의를 끄고 혼자 풀기 위해 글을 맞닥뜨리는 순간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직접 느끼게 됩니다. 아마 수능장에서는 더 심할지도 모르죠.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글의 구조가 다 보이고, 배웠던 내용들이 착착 적용되고 그러다가도, 수능 당일날은 머릿속이 하얘지면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글을 눈으로만 읽습니다. (이걸 그읽그풀이랍시고...)
정말 '그냥 읽고 그냥 틀리기' 입니다.
그럼 수능날 내가 배운 내용들을 '확실하게, 무조건, 100%, 반드시' 적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 확신은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요?
이러한 확신만 있다면 수능 1교시가 기다려지고, 설렐 수 있지 않을까요?
내가 배운 내용들이 수능 성적으로 이어진다는 그런 확신이 있다면 국어 공부가 재밌지 않을까요?
이에 대해 제가 정말 누가 뭐라해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국어 성적에 대한 '확신'을 위한 고민 끝에 찾아낸 정답은 바로 '암기' 입니다.
3) 암기를 통한 확신
'암기'라는 단어를 보자마자, 그시절 준비했던 내신 국어가 떠오르며 여러분의 안에 있는 수능 국어에 대한 인식이 '암기'라는 단어와 극심한 충돌을 일으키며 이 칼럼에 대한 극심한 거부감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습니다만 저는 정말 '암기'만이 확신으로 이르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암기'가 단순히 지문을 외우는 암기는 당연히 아닙니다. 당연하게도 암기는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위에서도 말했듯 암기는 제가 찾아낸 안정적인 고득점으로 가는 '수단'일 뿐이죠. 이 때문에 우리는 암기의 효과와 목적을 정확하게 알아야합니다.
그렇다면 암기의 효과가 무엇이냐? 뭐가 다르길래 안정적인 고득점을 가져다준다고 말할 수 있는 거냐?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될 수 있는 아주 좋은 예시가 바로 수학 모의고사입니다.
예를 들어, 9+5를 읽으면 반사적으로 13이라는 답을 내놓는 습관을 가진 학생이 있다고 생각해봅시다.
그런 학생이 어느 평가원 모의고사를 보면서 22번 문제에서 계산을 다 해놓고 9+5를 13이라고 계산하여 틀려서 96점이 나온 겁니다. 보통 이렇게 틀리고 나면 이 학생은 22번 문제가 너무너무 아쉽고, 이 마지막 덧셈이 참 야속하고 그렇겠죠?
그래서 계속 두고두고 이 계산을 생각하며 아쉬워하고, 친구들이랑 성적 얘기를 할 때마다 이를 언급합니다. "아니 내가 그거 덧셈을 실수해가지고 9+5를 13이라고 계산했잖아~ 하 그거만 아니면 100점인데" 하면서 말이죠.
이런 학생은 외우려고 하지 않아도 그냥 22번 문제가 외워집니다. 그거 하나만 틀렸고, 정말 두고두고 아쉬운 감정을 느끼면서 계속해서 그 문제를 떠올리기 때문에 아마 백지에 22번 문제를 조건까지 다 쓰라 해도 쓸 수 있을 겁니다.
근데 이 학생이 수능날 15번 문제에서 수열문제를 풀며 9+5라는 최종 계산식을 보게되었습니다. 이 때 이 학생이 과연 평소 습관처럼, 수능이라 긴장했더니 떠오르지 않아서, 수능 현장의 압박감 때문에, '그냥 읽고 그냥 13'이라고 생각할까요? 진짜 장담하건대 절대 아닐 겁니다.
굳이 9+5가 13이 아니라 14라는 내용을 정리하고, 수능 전날 다시 보면서 복습하고 그러지 않았어도 그~냥 보자마자 반사적으로 지난번 모의고사에서의 22번 문제가 떠오르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14를 체크하겠죠.
제가 주장하는 암기는 이러한 메커니즘입니다. 기출문제를 풀면서 내가 잘못 생각했거나 캐치하지 못했던 포인트, 내가 틀린 문제를 푸는 데에 있어서 필수적이었던 사고과정, 이러한 것들을 그냥 넘길 게 아니라 사고 과정을 통째로 암기해야한다는 거죠.
국어를 정말 잘하시는 강사분들이나 고수분들을 보면, 주요 지문들을 거의 통째로 외우고 있는 걸 많이 보셨을 겁니다. 강의 중에 자연스럽게 비슷한 사고과정이 적용되는 다른 지문을 언급하죠. 그 지문의 핵심이 되는 문장을 보지도 않고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술술 읊으면서 비슷한 사고과정에 대한 설명을 하시곤 합니다. (정석민T, 유대종T, 강민철T 강의에서 빈번하게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이 분들이 괜히 그냥 심심해서 외운 걸까요? 아니면 있어보이는 척 하려고 수업 준비하면서 미리 외워둔 걸까요?
여러분들을 조금 더 설득하기 위해, 제가 실제로 외웠었던 예시들을 설명과 함께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주 기본적인 내용이라서 국어를 쪼금 하시는 분들은 지루하게 느끼실 수 있습니다만, 내용보다는 암기라는 방법을 통해 점점 이 태도가 자연스레 익어가는 느낌에 집중해주시면 좋겠습니다.
4) 예시
#문장을 보면 대상에 대한 정보를 파악한다
라는 아주 기본적인 독해 원칙을 가지고 '암기'를 적용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수많은 예시가 나올테니 천천히~ 내리면서 Q에 대한 대답을 해보고 조금 내려서 A를 확인하는 식으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A를 확인하는 과정보다, <설명>을 읽고 <문장>을 다시 읽으며 자연스럽게 <문장>만 읽어도 <설명>의 방식대로 Q-A와 같은 구조의 생각들이 떠오를 때까지 계속 '반복해서' 읽으며 생각하는 것에 집중해주세요. 설명을 읽으면서 내가 생각하지 못한 그 포인트!에 대해 '아~ 여기를 읽으면서 이걸 했어야 하는데~' 하며 아쉬워하는 태도로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국어가 너무 무섭고 불안해서 안정적이고, 기복없는 국어 고득점이 간절하신 분들은 <문장>까지 외워질 정도로 계속 떠올리고, 읽어보고 하는 과정을 반복해보시면 아마 국어 성적에 대한 확신을 조금은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예시들이 그닥 어려운 내용은 아니니까 하나씩 암기해가며 넘어갈 때마다 다음 <문장>을 읽고나서 <설명>을 보기 전에 설명할 내용이 미리 보이는 느낌이 점점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시)
<문장1>
탄수화물은 사람을 비롯한 동물이 생존하는 데 필수적인 에너지원이다. 탄수화물은 섬유소와 비섬유소로 구분된다.
Q. 섬유소와 비섬유소는 _ _ _ _ _ _ _ _ 이다.
A. 필수적인 에너지원
<설명1>
탄수화물에 대한 설명을 제시하고, 이를 '섬유소'와 '비섬유소'라는 대상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글의 핵심 설명대상이 '탄수화물'일지, 아니면 '섬유소'와 '비섬유소'이 될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섬유소와 비섬유소라는 대상이 등장하는 순간, 이 대상에 대한 정보를 파악해두셔야 합니다. "탄수화물은 필수적인 에너지원이군. 섬유소랑 비섬유소로 나눠진다고? 그럼 얘네도 필수적인 에너지원이겠네"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 때까지 반복해서 읽고 생각해주세요!
<문장2>
위(胃)가 넷으로 나누어진 반추 동물의 첫째 위인 반추위에는 여러 종류의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반추 동물의 반추위에는 산소가 없는데, 이 환경에서 왕성하게 생장하는 반추위 미생물들은 다양한 생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중 피브로박터숙시노젠(F)은 섬유소를 분해하는 대표적인 미생물이다.
Q. 피브로박터숙시노젠(F)은 _ _ _ 을 _ _ 하고, _ _ 가 없는 _ _ _에서 왕성하게 생장한다.
A. 섬유소, 분해, 산소, 반추위
<설명2>
'반추위'와 '미생물'에 대한 설명을 동시에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음 문장에서 미생물에 대한 설명을 구체화하고 있기 때문에 '반추위'따위보다 '미생물'이라는 대상에 집중해야함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F라는 놈을 설명하기 위한 문장들이죠. 따라서 F라는 대상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걸 최우선으로 해야합니다. "반추위..에 미생물이 사는구나. 이놈들이 산소가 없는 반추위에서 생장하고, 다양한 생리적 특성을 갖고 있다고? 음~ 결국 F라는 미생물에 대한 설명을 하려는거구나. F는 섬유소를 분해하는 반추위에 서식하는 미생물이군." 정도의 생각이 조금 어렵더라도 자연스럽게 '반추위'에 대한 복잡한 설명 정도는 가볍게 무시하면서, '미생물'에 대한 설명은 'F'라는 대상의 설명으로 이어줄 수 있어야합니다. F가 핵심 설명대상으로 보이기 때문이죠. 조금 사후적으로 느껴져도, F가 핵심 대상이라는 느낌이 자연스럽게 들고, 저 정도의 정보 요약이 자연스러워질 때까지 읽어주세요. 실제로 선지에 '반추위'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지만, '반추위 미생물은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생장을 멈추고 사멸한다.'라는 선지가 내용일치 문제에 출제되었습니다. 평가원 또한 핵심적인 대상을 중심으로 정보를 파악하는 태도를 요구하고 있다는 걸 선지 구성만 봐도 알 수 있는 부분이죠.
<문장3>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여러 약속을 한다. 계약도 하나의 약속이다. 하지만 이것은 친구와 뜻이 맞아 주말에 영화 보러 가자는 약속과는 다르다. 일반적인 다른 약속처럼 계약도 서로의 의사 표시가 합치하여 성립하지만, 이때의 의사는 일정한 법률 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Q. 계약은 _ _ _ _ _ _ 을 목적으로 한 _ _ _ _ 가 합치하여 성립한다.
A. 법률 효과 발생, 의사표시
<설명3>
약속에 대한 설명을 제시하고, 이어서 '계약'이라는 대상으로 범위를 좁혀서 설명하고 있으므로 '계약'이라는 핵심 대상에 대한 정보 파악을 최우선으로 해야합니다. 계약은 의사 표시가 합치하여 성립하고, 이 때의 의사가 '법률 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을 꼭 잡아둬야해요. "계약도 약속 중에 하나야? 아~ 이건 의사표시 중에서도 법률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는 의사표시가 합치하여 성립하는 놈이구나."라는 생각이 자연스레 이어져야합니다.
<문장4>
이처럼 의사 표시를 필수적 요소로 하여 법률 효과를 발생시키는 행위들을 법률 행위라 한다. 계약은 법률 행위의 일종으로서, 당사자에게 일정한 청구권과 이행 의무를 발생시킨다. 청구권을 내용으로 하는 권리가 채권이고, 그에 따라 이행을 해야 할 의무가 채무이다. 따라서 채권과 채무는 발생한 법률 효과가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다른 방향에서 파악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대로 이행하여 채권을 소멸시키는 것을 변제라 한다.
Q. 계약은_ _ 과 _ _ 라는 _ _ _ _ 를 발생시키는 _ _ _ _ 이다.
A. 채권, 채무, 법률효과, 법률행위
<설명4>
계약이 법률행위임을 파악하자마자, 법률행위에 대한 정보를 '계약'이라는 대상을 중심으로 파악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야합니다. 이를 위해 법률 행위는 법률 효과를 발생시키는데, 계약은 채권과 채무를 발생시킨다는 걸 파악해야한다. 이러한 과정을 마치고 나면 채권과 채무가 법률 효과라는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계약이 법률행위군. 법률효과를 발생시키는 행위를 법률 행위라고 하는구만. 그럼 계약도 법률효과를 발생시키겠네. 음~ 계약이 채권과 채무를 발생시킨다고? 그럼 채권과 채무가 계약이 발생시키는 법률효과구나” 라고 자연스레 정리되리 때까지 읽어주세요.
<문장5>
혈액은 세포에 필요한 물질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한다. 만약 혈관 벽이 손상되어 출혈이 생기면 손상 부위의 혈액이 응고되어 혈액 손실을 막아야 한다. 혈액 응고는 섬유소 단백질인 피브린이 모여 형성된 섬유소 그물이 혈소판이 응집된 혈소판 마개와 뭉쳐 혈병이라는 덩어리를 만드는 현상이다.
Q. 혈액 응고는 _ _을 만들어 _ _ _ _을 막는 현상이다.
A. 혈병, 혈액 손실
<설명5>
'혈액 응고'라는 대상에 대한 복잡한 설명이 나왔지만, 결국 '혈액 응고'라는 놈은 혈병을 만드는 현상이고, 혈액 손실을 막는 역할을 한다. 라는 정보를 '혈액 응고'라는 대상에 집중하며 문장을 요약하는 과정입니다. '혈액'이라는 놈에 대한 설명도 나오긴 하지만, 혈액에 대한 설명임을 파악해두고 다음문장으로 넘어가는 순간 '혈액 응고'라는 대상을 설명하기 위해 등장했음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해요. 이제 위의 문장을 이러한 생각의 과정이 당연해질 때까지 반복해서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이 정도의 가벼운 내용은 그냥 보자마자 "아~ 혈액응고는 혈병을 만들어서 혈액 손실을 막는 놈이군" 하는 생각이 떠오르도록 반복해주세요.
<문장6>
경제학에서는 증거에 근거한 정책 논의를 위해 사건의 효과를 평가해야 할 경우가 많다. 어떤 사건의 효과를 평가한다는 것은 사건 후의 결과와 사건이 없었을 경우에 나타났을 결과를 비교하는 일이다. 그런데 가상의 결과는 관측할 수 없으므로 실제로는 사건을 경험한 표본들로 구성된 시행집단의 결과와, 사건을 경험하지 않은 표본들로 구성된 비교집단의 결과를 비교하여 사건의 효과를 평가한다.
Q. 사건의 효과를 평가하는 것은 사건이 _ _ 때의 결과, 즉 _ _ _ _의 결과와 사건이 _ _ 때의 결과, 즉 _ _ _ _의 결과를 비교하여 평가하는 것이다.
A. 있을, 시행집단 / 없을, 비교집단
<설명6>
'사건의 효과를 평가'하는 것에 대한 설명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건의 효과 평가'는 사건이 있을 때랑 없을 때를 비교하는 일이고, 이를 위해 시행집단의 결과와 비교집단의 결과를 비교하여 평가한다고 나와있습니다. '가상의 결과'에 대한 설명을 보며 '사건이 없었을 경우'를 떠올리고, '비교집단'과 연결하는 과정도 매우 좋은 사고이긴 하지만, 핵심은 '사건의 효과 평가'이기 때문에 핵심적인 '대상'에 집중하여 "사건의 효과를 평가하는 건 사건이 있었던 시행집단의 결과와 사건이 없었던 비교집단의 결과를 비교하여 평가하는 일이군" 하는 생각을 이어나가는 과정을 암기해주세요.
<문장7>
이러한 트리핀 딜레마는 국제 유동성 확보와 달러화의 신뢰도 간의 문제이다. 국제 유동성이란 국제적으로 보편적인 통용력을 갖는 지불 수단을 말하는데, 금 본위 체제에서는 금이 국제 유동성의 역할을 했으며, 각 국가의 통화 가치는 정해전 양의 금의 가치에 고정되었다. 이에 따라 국가 간 통화의 교환 비율인 환율은 자동적으로 결정되었다. 이후 브레턴우즈 체제에서는 국제 유동성으로 달러화가 추가되어 ‘금 환 본위제’가 되었다.
Q. 트리핀 딜레마는 _과 _ _ _의 _ _와 _ _ _의 _ _ _ 간의 문제이다.
A. 금, 달러화, 확보 / 달러화, 신뢰도
<설명7>
'트리핀 딜레마'라는 누가봐도 핵심적인 대상에 대한 설명이 나오고 있고, 설명 중 등장한 '국제 유동성'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상은 '트리핀 딜레마'이기 때문에 트리핀 딜레마의 설명과 이으려는 태도가 중요하고, '국제 유동성 확보'라는 내용을 '트리핀 딜레마'라는 대상에 대한 간결한 설명을 위해 '금과 달러화의 확보'로 생각해주면서, "트리핀 딜레마는 '금과 달러화의 확보'와 '달러화의 신뢰도' 사이의 딜레마를 말하는 것이군. 그럼 달러화를 확보하면 신뢰도가 무너지고, 신뢰도가 무너지지 않게 하면 달러화를 확보하지 못한다는 뜻이군" 하는 생각까지 이어갈 수 있으면 Best일 듯합니다. 이 또한 외워질 때까지 <설명> 내용을 떠올리는 사고과정을 반복해주세요!
자 그럼 제대로 외웠는지 확인해볼까요?
<문장1>
탄수화물은 사람을 비롯한 동물이 생존하는 데 필수적인 에너지원이다. 탄수화물은 섬유소와 비섬유소로 구분된다.
→ " ___________________"
<문장2>
위(胃)가 넷으로 나누어진 반추 동물의 첫째 위인 반추위에는 여러 종류의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반추 동물의 반추위에는 산소가 없는데, 이 환경에서 왕성하게 생장하는 반추위 미생물들은 다양한 생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중 피브로박터숙시노젠(F)은 섬유소를 분해하는 대표적인 미생물이다.
→ " ___________________"
<문장3>
사람은 살아가는 동안 여러 약속을 한다. 계약도 하나의 약속이다. 하지만 이것은 친구와 뜻이 맞아 주말에 영화 보러 가자는 약속과는 다르다. 일반적인 다른 약속처럼 계약도 서로의 의사 표시가 합치하여 성립하지만, 이때의 의사는 일정한 법률 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 " ___________________"
<문장4>
이처럼 의사 표시를 필수적 요소로 하여 법률 효과를 발생시키는 행위들을 법률 행위라 한다. 계약은 법률 행위의 일종으로서, 당사자에게 일정한 청구권과 이행 의무를 발생시킨다. 청구권을 내용으로 하는 권리가 채권이고, 그에 따라 이행을 해야 할 의무가 채무이다. 따라서 채권과 채무는 발생한 법률 효과가 동전의 양면처럼 서로 다른 방향에서 파악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대로 이행하여 채권을 소멸시키는 것을 변제라 한다.
→ " ___________________"
<문장5>
혈액은 세포에 필요한 물질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한다. 만약 혈관 벽이 손상되어 출혈이 생기면 손상 부위의 혈액이 응고되어 혈액 손실을 막아야 한다. 혈액 응고는 섬유소 단백질인 피브린이 모여 형성된 섬유소 그물이 혈소판이 응집된 혈소판 마개와 뭉쳐 혈병이라는 덩어리를 만드는 현상이다.
→ " ___________________"
<문장6>
경제학에서는 증거에 근거한 정책 논의를 위해 사건의 효과를 평가해야 할 경우가 많다. 어떤 사건의 효과를 평가한다는 것은 사건 후의 결과와 사건이 없었을 경우에 나타났을 결과를 비교하는 일이다. 그런데 가상의 결과는 관측할 수 없으므로 실제로는 사건을 경험한 표본들로 구성된 시행집단의 결과와, 사건을 경험하지 않은 표본들로 구성된 비교집단의 결과를 비교하여 사건의 효과를 평가한다.
→ " ___________________"
<문장7>
이러한 트리핀 딜레마는 국제 유동성 확보와 달러화의 신뢰도 간의 문제이다. 국제 유동성이란 국제적으로 보편적인 통용력을 갖는 지불 수단을 말하는데, 금 본위 체제에서는 금이 국제 유동성의 역할을 했으며, 각 국가의 통화 가치는 정해전 양의 금의 가치에 고정되었다. 이에 따라 국가 간 통화의 교환 비율인 환율은 자동적으로 결정되었다. 이후 브레턴우즈 체제에서는 국제 유동성으로 달러화가 추가되어 ‘금 환 본위제’가 되었다.
→ " ___________________"
이제 이 문장들을 읽으면 위의 <설명>에서 제시했던 흐름의 사고과정이 당연하게 튀어나올 정도가 되셨으리라 믿습니다. 아마 제대로 외우면서 내려오셨다면, 5번 정도부터는 슬슬 자연스럽게 '대상' 중심으로 정보를 파악하려는 태도가 장착되셨을 것 같은데, 올해 수능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었는지 간단한 문제 하나만 보도록 하겠습니다.
<문장>
기초 대사량은 생존에 필수적인 에너지로, 쾌적한 온도에서 편히 쉬는 동물이 공복 상태에서 생성하는 열량으로 정의된다. 이때 체내에서 생성한 열량은 일정한 체온에서 체외로 발산되는 열량과 같다. 기초 대사량은 직접법 또는 간접법으로 구한다.
<선지>
4. 직접법과 간접법은 모두 일정한 체온에서 동물이 체외로 발산하는 열량을 구할 수 있다. (O/X)
자 여기서 우리가 위에서 예시들을 제대로 암기했다면 당연히 ‘기초 대사량’이라는 대상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걸 목표로 하겠죠?
"기초 대사량이라는 놈은 생성하는 열량을 말하는 거고, 이게 일정 체온에서 발산되는 열량과 같다는 거군. 이걸 직접법이랑 간접법으로 구하는 거고"
이런 맥락의 생각은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 겁니다. 이 내용에 대한 정답 선지입니다.
4. 직접법과 간접법은 모두 일정한 체온에서 동물이 체외로 발산하는 열량을 구할 수 있다.
'일정 체온에서 발산하는 열량'은 기초대사량이고, 기초대사량은 직접법과 간접법으로 구하는 것이니까 당연히 맞는 선지겠죠?
정답 선지가 이 정도인데도 정답률은 50% 아래를 기록했습니다.
4) 마무리
저는 어떤 국어 강사에게 어떤 원칙을 배우든지 그 원칙과 예시에 대한 사고과정을 통째로 외우고, 밥먹으며 머릿속으로 반복하고, 길을 걸으면서도 내가 어려움을 겪었던 지문을 뚫어준 포인트를 잡아내지 못했음에 아쉬워하고, 계속해서 답습하는 과정이 있어야
강의를 들으면서도 '수능날 내가 과연 써먹을 수 있을까?' 따위의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있을 거라 장담합니다.
효과적인 암기를 위해 수능날 가져갈 단권화 노트를 미리미리 만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잡아내지 못해서 정말정말 아쉬웠던 포인트가 담긴 지문을 거의 통째로 적어두고, 그에 대한 설명을 나름대로 적어서 하나씩 하나씩 모아두는 거죠. 심심할 때 단권화 노트를 딱 펴서 예시를 슥 보기만 해도 '아~ 맞아.. 여기서 이런 생각을 했어야 했는데..' 하면서 강사가 수업에서 알려준 내용이 자연스레 떠오르도록 말이죠.
이렇게 예시까지 꼼꼼하게 외운 학생이 과연 수능 당일날이라고 해서, 긴장된다고 해서, 배운 내용을 적용해야할 문장을 만났을 때 과연 머릿속이 새하얘지면서 '그읽그틀'을 하게 될까요? 아마 이 칼럼을 정독하신 분들이라면 이젠 아닐 거라고, 지금 배운 건 수능날 가서도 적용시킬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어떤 강사의 수업을 듣든 안정적인 실력 발휘를 위해 꼭 여러분의 국어 공부에 '암기'를 곁들이셨으면 합니다.
이상으로 이번 칼럼은 마무리 짓고, 저는 더 다양한 예시들과 함께 '대비'라는 수능 국어에 있어서 매우매우 중요한 포인트를 가지고 다음 칼럼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검증된 것도 없는 평범한 수험생인데도 이렇게나 긴 칼럼을 정독해주셔서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여러분의 1교시에 설렘과 확신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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