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베이스가 되기 시작한 학생들이 해야 할 수능 국어 공부
겨울이 지났습니다.
슬슬 이너티에 후드티 한 장만 걸쳐도 낮은 잘 버팁니다.
밤엔 살짝의 쌀쌀함만 감수한다면 그럭저럭 다닐 만 합니다.
고3이든, N수이든 지난 겨울은 새로이 시작하는 공부에 허덕였던 시간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이 기간에 의지를 다잡고 성적 향상을 꽤한 학생들이 많을 것이며
하위권 학생들은 유베이스에 다가서기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노베이스 학생들은 지문 독해의 모든 것이 어렵습니다.
유베이스부터는 다릅니다.
유베이스의 문턱에 닿았음은 어느 정도 평가원 지문 독해에 익숙해졌음을 의미합니다.
이때부턴 수능 독해에서 자신의 장단점이 파악되기 시작합니다.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어려워하는 것들을 다같이 어려워하는 실력대이고요.
노베이스 유베이스 상위권 최상위권들의 실력은 아래와 같이 비교해볼 수 있겠네요.
극상위권 | ||||||||||||||||
최상위권 | ||||||||||||||||
상위권 | ||||||||||||||||
중상위권 | ||||||||||||||||
유베이스 문턱 | ||||||||||||||||
노베이스 |
가운데로 갈수록 틀릴 확률이 매우 높은 문제라고 간주할 때(정규분포 그래프를 생각해보세요),
실력이 오를수록 틀릴 수밖에 없는 문제들만 틀리게 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또, 애매한 성적대의 학생들은 틀릴 확률이 높은 문제들은 맞고 틀리기 힘든 문제들은 종종 틀리는 것을 볼 수 있고요.
이 성적대의 학생들이 자주 하는 말은 아래와 같습니다.
“ 난 꼭 어려운 건 맞고 쉬운 건 틀려 ”
아닙니다.
그렇게 보이는 것 뿐이지 객관적으로 봤을 땐 어려운 것도 자주 틀립니다.
이런 말을 하는 학생 중에서 진짜 상위권은 잘 못 봤습니다.
이제 성적이 오르는 학생들이 어려운 문제를 점점 맞추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기쁜 마음을 돌려 표현하는 거라고도 볼 수 있죠.
쉬운 걸, 맞아야 하는 걸 다 맞는 게 상위권입니다.
본인의 문제점들이 점점 분명히 보여야 합니다.
일관되지 못하게 틀리는 건 오히려 경각심을 갖고 스스로를 돌아볼 문제입니다.
그러나 이게 본인만의 문제라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성적이 오르는 과정에서 겪는 공통된 특징입니다.
문제는 이게 본인만의 문제고 나는 이상하고 특이하고(심지어 ‘특별하다’까지 가는 학생도 많습니다.)
고칠 수 없다고 간주하는 것이죠.
여기서 자신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극복하려는 과정을 거친다면 성적 향상은 필연입니다.
그럼 쉬운 문제를 자주 틀리고 어려운 문제를 오히려 종종 맞는다는 학생들은 어떤 식으로 공부해야 할까요?
1. 이들은 이제 문제를 풀고 맞추는 과정이 익숙합니다.
수능 난이도의 지문과 문제를 읽고 푸는 것이 벽으로 느껴졌던 두 세 달 전과 달리 이젠 할 만합니다.
뭔가 조금만 더 정교해지면 2등급은 가능해 보이고 운이 좋다면 1등급도 꿈만 같진 않습니다.
(1등급은 물론 2등급도 나올 확률이 극히 드뭅니다.)
다가올 3월 교육청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을 받을 확률이 높은데 여기에 속고 발전이 없으면 6평에서 쓴 맛을 보게 될 겁니다.
2. 독해 태도를 의식적으로 다듬을 때가 된 것입니다.
인강 강사가 주는 몇 가지 독해 팁은 기억 나고 가끔 적용은 하지만,
어려운 지문이 닥치면 어떻게 읽은지도 모른 채 후루룩 처리하게 됩니다.
따라서 컨디션 좋을 땐 우직하게 뚫어 내어 정답률이 높을 때가 있지만서도,
비가 쏟아지는 문제지 한 면을 마주할 땐 애써 외면하는 자신을 보게 될 것입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본인이 잘 맞는 특정 제재, 구조, 유형의 지문과 문제들만 선호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본인의 단점은 끝내 극복하지 못 한 채 수능장에 갑니다.
그리고 꼭 수능장엔 본인이 대비가 미숙했던 유형들이 나오기 마련이죠.
비단 독서 내에서만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게 아니라 문학에서도 그렇고
국어라는 과목 자체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꼭 2-3등급 진동의 성적대가 본인은 독서는 잘하는데 문학을 못 한다고 말하곤 합니다.
각설하고,
눈에 당장 보이는 오답에 집중하기 보단, 이 문제를 틀린 이유가 대체 어디서 왔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독해로 돌아가야 합니다.
내가 어떻게 읽는지에 집중해야 합니다.
분석하다보면, 난이도가 낮은 오답 문제와 높은 오답 문제의 원인이
비슷한 독해 태도에서 기인하는 것을 발견할 때도 있을 겁니다.
3. 문제를 맞긴 쉬워도 제대로 독해하기는 어려운 지문들부터 다시 분석해보세요.
추천하는 지문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6.06.B 현대의 개체화 현상
20.06 에피쿠로스의 자연학
18.09 하이퍼리얼리즘
15.11.B 신채호의 아와 비아
21.06 영상 안정화 기술
....
등등
더 많지만, 일단 난이도가 그렇게 높지 않은 것들로 골라봤습니다.
이 지문들을 제대로 읽는다는 것은 무엇일지 생각해보세요.
다양한 강사들의 해설을 비교해보며 종합하는 과정을 거쳐보시고요.
위의 다섯 지문은 파일로 엮어 드렸으니 풀어보시길 바랍니다.
4. 추론력을 기르기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평가원은 추론력보단 독해력을 훨씬 강조하고
추론형 문제가 나온다 하더라도
지문을 잘 읽었으면 이게 추론인가 싶은 난이도로 출제가 되곤 합니다.
최근 기출들 중에서 아주 어려운 지문들이 있죠?
해설을 보지 말고 문제를 풀지도 말고
지문을 완벽히 이해해보는 과정을 거쳐봅시다.
출제 오류가 있던 문제들이 왜 출제 오류인지 스스로 탐구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몇 가지 질문들을 제시해 줄게요.
한 번 생각해보세요.
* 20.06 금융 안정성 지문의 두 번째 문단 첫 문장에서 금융이란 어휘가 나옵니다. 이 지문에서 금융은 도대체 뭘까요? * 위의 같은 지문에서 보기 문제가 출제 오류라는 말이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답은 구하는데, 그 근거가 엉성하다는 것이죠. 왜 그럴까요? * 19.11 가능세계 지문의 42번 문제는 제가 생각하기에 명백히 출제 오류입니다. 답은 4번이고 복수 정답으로 주장하는 선지는 3번입니다. 하지만 제가 시험장에서 풀었다면 3번이 복수 정답이 될 수 있음을 알고도 4번을 골랐을 겁니다. 왜 그럴까요? * 22.예비 동일론 지문의 마지막 문단에 나온 예시는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
저도 아주 낮은 점수에서 성적을 올렸습니다.
70명 가까이 되는 누적 수강생들을 보며 축적된 생각들이기도 하지만
제 경험과 기억에 의존하여 서술한 것이기도 합니다.
겨울 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가올 3월 교육청도 잘 치르시고 수능까지, 끝까지 열심히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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